글/Yenny

고도를 기다리며(사뮈엘 베케트)/wendly

Yenny_S2 2016. 5. 31. 12:54

[1] 책을 읽었습니다. 이 책은 우리가 알던 기존의 극과는 다릅니다. 황당할 수도, 흥미로울 수도, 별생각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이 책을 읽은 후 든 생각을 알려주세요. 책에 대한 감상문이 되겠네요.

 

이 책을 읽은 후 든 생각은 뭐지?...... 무슨 얘기를 하는 거지?......” 라는 당혹스러움이었다. 이야기의 부자연스러운 흐름 속에서 나름대로 의미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 구절에는 깊은 뜻이 있을까, 좀 더 냉정하게 생각해볼까하며 작가는 앞, 뒤가 맞지 않는 내용에 독자가 이질감을 느껴 내용이 좀 더 생소하게 다가오길 바라는 효과를 갖길 바랬던 것일까 하는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읽었다. 책의 내용은 다소 짧았지만 나의 생각은 짧지 않길 바랬다. 166쪽까지 읽고 옮긴이의 말을 읽었을 때도 해설이나 이해가 충분하지 않고 좀 더 많은 내용을 알기 원하는 목마른 갈증을 느꼈다. 그리고 발제자의 글을 읽었을 때 비로소 그 갈증은 해소될 수 있었다. 이 글은 부조리극이며 포스트 모더니즘 시대극 유형이라는 설명을 들으니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이며 받아들일 수 있었다. 기존의 틀을 깨고 도전을 한다는데 있어서는 박수를 치고 싶다. 이런 형식의 책에 거부감, 당혹스러움만 느끼는 게 아니라 책이 쓰여진 자체와 시대적 배경을 고려해서 읽고 받아들이는 수용적인 태도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2] 이 책의 등장인물,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은 '고도'를 기다립니다. 오랜 기다림 속에서 그들은 왜 기다리는지, 얼마나 기다렸는지조차 잊어버린 듯합니다. '고도'를 만나면 그들 인생은 어떻게 바뀌는 걸까요? 대체 '고도'가 무엇이길래 그토록 기다리는 걸까요? 여러분 각자가 생각하는 '고도'는 다를 것으로 생각합니다. 여러분에게 있어서 기다림의 대상, '고도'는 무엇인가요?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럼 자연스레 안 써주셔도 괜찮습니다.)

 

이 책 속의 고도는 신(god)의 존재 즉, 하나님인줄 알았다. 하지만 당연 확신할 수 없었고 책을 덮는 순간까지도 아리송했다. ‘고도를 만난다고 인생이 달라질까? 나의 고도’, 기다림의 대상은 무엇일까 생각해보았다. 나의 기다림을 작게는 인연 크게는 운명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이 책을 보았을 때 기다림 자체는 의미가 없고 결국 이루어지지 않는 결말로 끝이 난다. 그렇다면 나 또한 기다림이 결국 의미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딱히 기다리고 있다고 말하기에는 애매하지만 생각해보자면 이성적으로 또는 사람관계에 있어 좋은 인연을 만났으면 하는 기다림은 있다. 하지만 이 기다림을 정말로 기다리면 이 책속의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처럼 지치고 근본적인 외로움만 채워질 것이라 생각한다. 기다린다는 것은 때론 어쩔 수 없는 일이 되겠지만 내 인생에 있어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이 고도를 기다리듯이 기다림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3] 책장을 넘기면서 무언가 나오겠지, 진행되겠지, 반전이 있을 것이라 기대했지만, 결국 마지막 장까지 허무하게 넘겨버렸습니다. 기다림은 두 주인공에게 고통만 안겨주는 것 같습니다. 작가는 이렇게 삶이 허무하다는 것을 표현하려고 했었던 것일까요? 사람들은 태어나면서부터 고통받기 시작하고, 그 고통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죽는 것밖에 없다. 그러므로 가장 행복한 삶은 태어나지 않는 것이다. 살아가면서 무언가 나타나길 기대하고 기다리지만, 그 끝은 책이 허무하게 끝나버리듯 생이 끝나는 죽음밖에 없으므로 깊게 생각하지 말고 '대충 살아라, 하고 싶은 말, 행동 다 하면서 살아라'라고 이야기하는 것일까요? / 아니면 너무나 수동적인 두 주인공과는 다르게 삶의 의미를 알아가기 위해 '고도'를 찾으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일까요? 여러분이 생각하기에 둘 중 더 바람직한 삶은 어떤 것인가요? 그리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 책을 읽고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서 제가 적은 두 가지와 다르게 생각하신 분이 있으시다면 같이 이야기해보고 싶어요. 적어주세요.

 

책장을 넘기면서 무언가 나오겠지, 진행되겠지, 반전이 있을 것이라 기대했던 책은 설국에서 끝났다. 이제 이처럼 기존의 틀을 깨고 내용을 이해하는데 쉽지 않은 책이 나온다면 그 궁금함과 답답함은 다른데서 찾아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책의 내용을 기다리는 독자도 주인공이 기다림을 통해 고통을 얻듯이 고통을 얻기 때문이다. ‘삶이 허무하다 그러니 너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아라.’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노력하라.’ 이 둘 중에 더 바람직한 삶을 정할 수 있는 것은 이 책을 읽는 독자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바람직하다 또는 아니다.’를 논하기엔 다소 애매한 질문으로 다가오지만 내가 이상으로 생각하는 삶은 솔직히 둘 다이다. 언제 죽을지 모르며 한 번 살고 가는 인생인 것을 내가 하고 싶은 일 다 하며 살고 또한 그 속에서 무작정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찾기 위해 노력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수동적인 삶이 아닌 적극적인 삶을 더 지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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