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7편의 수록작 중 나만의 대상은 어떤 작품인가요? 대상으로 뽑은 이유도 궁금해요. 한정현 원래 사랑 이야기를 좋아하는데, 그 중에서도 망한 사랑 이야기면 더 좋아하거든요.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있는 그대로의 그 사람 전체를 사랑하는 것이지, 그 사람이 이렇게 돼주었으면 하는 것은 아니야." "사랑 때문에 망하는 게 뭐 어때요?" 탐정 소설을 쓰는 남자들은 연애소설을 읽는 여학생들을 무시했지만 경준은 그렇게 말했다. 돈과 권력 때문에 망하는 사내보다 낫지 않나요, 라는 말과 함께. 안나는 여전히 아무런 표정이 없는 채 그저 앞으로 걷기만 하는 경준의 손을 꼭 쥐었다. "그이도 너도 모두 강한 사람들이야." 언제나 변하지 않고 반복되기만 하던 소설 속 과학 소년들보다 삶을 위해 뛰어든 소녀들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