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Yenny

세상물정의 사회학(노명우)

Yenny_S2 2016. 2. 28. 01:41

1.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고 있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곧 믿음이고 돈의 추구는 상식이라고 해도 무방합니다. 그렇다면 돈이 곧 종교가 되어버린 우리 사회에서 개인이 가져야할 양식, 우리 사회가 가져야할 양식은 과연 무엇일지 생각해주세요.

 

사회학에 관심도 흥미도 없는 이과쟁이는 이런 주제가 낯설고 어렵다. 그래서 관심을 가져보고 흥미를 붙여보려는 시도를 이번 책을 통해 하게 되었다.

지갑이 얇아지면서 돈이 궁해질 때(물론 나는 주로 카드를 사용한다.) 작은 지출에도 한 번 더 생각하고 예민해진다. 반면 월급날, 또는 큰 돈이 생기는 날이면 씀씀이가 커지고 기분이 좋아지는데 그렇다고 해서 꼭 행복과 비례하다는 것은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다. 저자처럼 나도 책을 인용하자면 꾸뻬씨의 행복여행이라는 책을 통해 내가 한참 행복에 대해 생각하고 찾을 때 깨달은 것 중에 한 가지는 돈이 없다면 불행하게 될 수도 있지만 돈이 많다고 해서 꼭 행복해지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나의 행복을 잃어버리려고 하지 않는 나의 발버둥일 수도 있지만 그렇게 생각하고 싶지만은 않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없어서 안 되는 중요한 수단이라는 점은 누구나 아는 얘기이다. 또 정말 많은 사람들이 돈이 종교가 되어 버렸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른다. 행복을 추구하고 그것을 목표로 두고 바라는 것은 옳지 않다는 말이 어딘가 있는데 상식 앞에서 무력하며 상식과의 경쟁에서 늘 지는 냉정한 심사위원이 양식의 정의라고 이 책의 저자가 말하는 것을 내 나름대로 해석했을 때 그렇다면 행복을 돈 앞에서 잃지 않는 것이 개인이 가져야할 양식이고 우리 사회는 이런 개인 앞에서 냉정해지지 않는 것. 양심을 갖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2. 최근 몇 년 동안 섹스와 연애를 주제로 한 예능프로그램들이 큰 인기를 모았던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섹스가 더 이상 무거운 것이 아닌 일상적이고 당연한 것이라는 것을 일깨워준 하나의 계기가 되었지만 그것이 다소 과해, 너무 가벼워진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함께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 다루는 섹스는 단순히 사랑하는 사람과의 불타는 감정의 발현이 아니었습니다. 권위주의적 사회에서의 섹스는 도덕성을 가늠하는 잣대가 되고 그것이 가정 내의 탈성애화로 이어져 결국 섹스를 위해 가족구성원을 이루는 개인들은 외부세계를 전전하게 됩니다. 그것은 사회적으로 볼 때 성을 거래의 대상으로 전락시키는 결과로까지 이어지게 하는데요.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개개인의 성(sex:생물학적 성)을 지키기 위해 혹은 개개인의 섹스를 수호하기 위해 가족 안으로 과감히 그 단어를 밀어 넣는 것은 살짝 어렵게도 여겨집니다. 그렇다면 가족을 구성하는 개인들의 섹스를 지켜주는 것, 사회적 최소단위인 가족을 온전히 유지하는 것, 이 두가지의 양립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니면 굳이 그런 논의는 필요 없다고 생각하십니까?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간섭하지 않는 것이야 말로 개인들의 섹스를 지켜주는 방법으로 확실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부모 또는 형제 등 개인의 성생활, 섹스에 대한 얘기를 쉽게 할 수 없는 가족사이라면 더욱더 공감이 갈 것이다. 이런 관계 속에서 섹스가 주제가 된다면 그 속에 있는 공기조차 불편하게 느껴질 것 같다. 또 가족을 온전히 유지하기 위해서는 가정의 평화가 지속돼야 되겠다. 그렇다면 이 두 가지의 양립이 가능한가에 대한 문제의 결과는 이런 불편할 수 있는 얘기를 하지 않는다면 가족의 평화는 지켜지고 가정이 지켜진다는 것. 내가 내릴 수 있는 질문의 답은 가족을 온전히 지키려면 간섭하지 않되 권위적인 남성들이 권력을 확인하려 하는 섹스와 같이 불결한 것이 아닌 그것은 정당하고 적어도 양심적인 깨끗한 것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섹스에 대한 가족 간의 논의는 굳이 필요하지 않은 것 같다. 주제로 삼기엔 집안의 보수적인 흐름과 느낌도 있을뿐더러 개인의 가치관과 생각이 중요한 영역이기 때문에 가족 구성원의 얘기는 참고를 할 뿐, 부모님이라는 명목 하에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일 수도 강요할 수도 없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3. 선거철이 다가왔습니다. 텔레비전에는 각종 토론프로그램들이 이전보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고 크고 작은 정치적 사안에 대해 정치인들은 그야말로 정치적 발언들을 쏟아내느라 정신이 없어 보입니다. 어떤 정당은 다른 어떤 것보다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경제성장이라고 목 놓아 외치고 성장만이 살길이라고 부르짖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성장은 과연 무엇일까요? 책에서 말하는 성숙으로 가는 필수적 단계일까요? 아니면 그저 과거와 같이 사람들은 배부르고 등 따뜻하면 조용히 잠들어버릴 거라는 믿음 때문일까요? 이 사람들이 성숙이라는 단어를 염두 해두긴 하는 건지에 대해 의구심이 드는 가운데 서민 중 한명인 우리들은 성숙한 사회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해야 합니다. 여러분의 성숙한 사회는 무엇입니까? 그리고 그 성숙한 사회는 개인들을 어떻게 바꿔 놓을까요?

 

성숙한 사회가 존재하긴 하는 걸까? 나에게 성숙한 사회란 잘은 모르겠지만 시민의식이 높은 국가가 성숙한 사회와 가깝지 않나 생각한다. 사회의 암묵적인 규칙과 규율을 잘 지키며 행하는 성숙한 개개인이 이루는 것이 곧 성숙한 사회를 만든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 홍콩 여행을 했을 때가 떠오른다. 로마에서는 로마법을 따르라는 말이 있듯이 여행 전, 홍콩에서 지켜야 할 에티켓과 간단한 법들을 찾아 봤었는데 지하철에서 음식 섭취하지 않기, 길거리에서 담배 피지 않기, 바닥에 침 뱉지 않기 등이 있었다. 벌금을 심하게 문다 하여 주의해야겠다고 숙지를 하고 갔지만 막상 홍콩에 가고 나서 본 현실은 길거리에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걸어 다니며 흡연을 하고 있었고 신호를 기다리는 횡단보도 마다 재떨이가 설치되어 있었다. 비흡연자로써 홍콩여행은 너무나도 힘들었다. 내 입장에서는 상식적으로 성숙한 시민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나의 성숙한 사회는 에티켓이 잘 지켜지는 성숙한 시민들이 모여 만들어진 그룹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 성숙한 개인들이 모여 만들어진 성숙한 사회는 또 다음 세대를 성숙하게 만들지 않을까 싶다.

 

 

 

4. 마지막 질문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 대해, 세상물정에 대해 생각하고 바라보려 애쓰는 것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과연 의미가 있기는 한 걸까요? 누구도 하려하지 않는 생각을 하느라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우리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을 꾸준하고 계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가지는 힘이 무엇일지 길게 혹은 간단하게 보여주세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 대해 누가, 어떤 생각을 하면 좋을까? 험난한 세상이라는 단어가 부모님 입에서 오르내리고 세상 살기 힘들고 아직 넌 세상물정 모른다는 말이 어른들의 입버릇처럼 탄식과 함께 쏟아져 나온다. 발제자의 말처럼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하는 시간은 어쩌면 시간 낭비일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를 숨어버리는 것과 같이 마냥 긍정적으로만 바라볼 수도 없는 것을(때론 그것만으로도 힘이 들지만) 저버리지 않고 바라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리가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이 부정적일 수도 긍정적일 수도 있겠다. 개인적으로는 안타까움에 가까운 긍적적이지만은 않은 시선이다. 그렇다고 해서 부정적이라고 말하기도 힘들다. 흑과 백만 존재하지는 않는 것과 같은 논리일 듯하다. 그렇기 때문에 나의 이런 시선을 꾸준히 유지하도록 하는 힘은 관심이고 이런 유지들이 가지는 힘은 성숙이라 생각한다. 시선의 정의라 함은 첫 번째로는 눈이 가는 길, 눈의 방향이고 두 번째는 주의 또는 관심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 내 눈앞에 마주한 현실과 결코 쉽지만은 않은 삶을 헤쳐 나아가고 있는 나는 어지러운 세상에 관심을 종종 거두려고 한다. 그러한 여유를 갖기엔 아직은 시간 낭비가 되는 것 같기 때문이다. 그래도 관심을 계속 갖고 그것이 긍적적인 것이든 부정적인 것이든 판별할 수 있는 능력 또한 생긴다면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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