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제도서/첫 번째 수북 16

거품예찬/최재천(wendly)

선정 이유 유전적, 생태적, 심리적 등 여러 가지 생물의 측면에서 인간과 접목시켜 에세이를 쓴 점이 흥미롭지 않은가요? 독서토론 모임에서 자연과학을 주제로 한 책을 고르기엔 무리가 있다고 생각을 했는데 생태학자의 에세이라면 이 책을 골라도 괜찮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어떤 일에 있어 기존의 방식을 벗어나 틀이 깨지는 것을 즐기는데 그 마음으로 자연과학이라는 분야 선택에 도전을 하고 싶었습니다. '자연'과 '생물' 그리고 '인간'의 조합 또는 이 단어들은 제 인생에서 중대하고 관심이 많은 분야이기 때문에 선택한 것도 한 몫을 합니다. 마지막은 저의 사욕으로 어렸을 때부터 관심이 있었던 그가 이제 제게는 가깝다면 가깝고 멀다면 먼 사람으로 설명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사람이 평소 하는 생각이 담긴 에세이를 보고..

종의 기원/정유정(ahsang)

선정 이유 정유정 작가의 소설 에 푹 빠져 지내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 정유정 작가 3년만의 신작"이라는 제목의 YES24 광고 이메일을 받았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소개된 내용들을 살펴보았습니다. 그 중 '작가의 말'이 참 인상 깊었습니다. "등단작인 《내 인생의 스프링캠프》에선 정아의 아버지로, 《내 심장을 쏴라》에선 점박이로, 《7년의 밤》에서는 오영제로, 《28》에서는 박동해로. 매번 다른 악인을 등장시키고 형상화시켰으나 만족스럽지 않았다. 오히려 점점 더 목이 마르고 답답했다. 그들이 늘 ‘그’였기 때문이다. 외부자의 눈으로 그려 보이는 데 한계가 있었던 탓이다. 결국 ‘나’라야 했다. 객체가 아닌 주체여야 했다. 우리의 본성 어딘가에 자리 잡고 있을 ‘어두운 숲’을 안으로부터 뒤집어 보여줄 ..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선정이유우리는 책을 읽기 위해 모였습니다. 그래서 제1의 목적은 책 읽기이지만 우리는 읽은 후의 활동도 참 중요하기에 그 활동을 잘해보려고 애써보는 일도 좋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글을 어떻게 구성해야 좋은지에 대한 책이 아니라 어떻게 써야 어색하지 않은지에 대한 책이기 때문에 자칫하면 정말 재미없는 책 선정이 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작가는 문장의 법칙이 얼마나 지루한지 잘 알고 있기라도 하듯이 뛰어난 글재주로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소소하지만 읽는 즐거움이 곳곳에 깔린 에피소드들을 읽다보면 아마 문장이 지닌 수많은 법칙들 중 몇 가지는 확실히 건져갈 수 있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작가김정선저자 김정선은 20년 넘게 단행본 교정 교열 일을 하며 남의 문장을 다듬어 왔다. 2000년부터는 ..

계속해보겠습니다 / 황정은 (스푸)

선정이유 아주 재미있는 소설책을 함께 읽고 싶었습니다. 평소 좋아하는 장강명 작가의 소설들을 함께 읽어볼까도 생각했지만, 주제들이 '청년 자살', '인터넷 댓글 부대', '헬조선 탈출', '에반게리온 덕후' 등등 이어서.. 함께 나누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 같아 평소 읽어보고 싶었던 황정은 작가의 소설을 선택했습니다. '재미있는 소설책'이라는 초기 의도 딱 맞게 이 책을 읽는데 이틀이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재미있기도 하고 빠르게 읽히지만, 여러 생각이 들게 만드는 이 초여름에 딱 맞는 소설이었습니다. 왜 여름에 어울린다고 했는지는 읽어보시면 알게되실거에요(혹 아닐지도...) 함께 읽고 나누며 긴 여름의 시작을 즐겁게 맞이해 보아요! 책모든 존재는 각자의 자리에서 저마다의 몫만큼 애써 살아가고 있다. 황정..

고도를 기다리며/사뮈엘 베케트(째깍째깍)

선정 이유 처음과 시작은 설레고 긴장됩니다. 새 학기, 연애 초반... 처음 발제문을 써보고, 처음 책을 선정하고 소개하는 것에 설레고 긴장됩니다. 그래서 책을 본격적으로 읽던 시기로 돌아가 생각해봤습니다. 나는 책 읽기를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고, 발전시켜 나갔는지. 책을 본격적으로 읽게 된 건 대학에 들어와서인듯합니다. 도서관에 가서 책 냄새를 맡는 것도 너무 좋고, 읽는 것도 재미있었습니다. 저는 친구, 선생님에게 추천받아 책을 읽기 시작한 덕분에 프랑스 문학을 주로 읽기 시작했습니다. 책을 읽기 시작하는 초창기, 제게 생각할 거리를 많이 가져다준 책이기에 생각을 공유하고 싶어서 선정했습니다. 책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이라는 두 방랑자가 '고도'라는 인물이 나타나기를 기다리는 극. 어느 한적한 시골 ..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히가시노 게이고(wendly)

선정 이유 감동적이고 재미있다며 주변 사람들에게서 입소문을 타고 들어 중고서점에 직접 찾아가 산 책. 베스트셀러는 왠만하면 구입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감성적이고 사람을 동심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따뜻한 색감의 표지에 매료되었고 소장하고 싶어 구입했다. 447쪽의 두께에 사놓고 읽을 엄두가 안났는데 이 책을 가장 빠르게 읽을 수 있는 방법이 독서 모임이였다. 수북을 통해서라도 꼭 읽어보고 싶었다는 게 이 책을 선정한 가장 큰 이유이다. 책 인생 막판에 몰린 세 명의 젊은 친구, 빈집을 털러 갔다가 변변한 물건도 건지지 못한 채 도망쳐 나왔다. 설상가상으로 차가 고장 나는 바람에 깜깜한 어둠 속을 허위허위 걸어서 오래전에 폐업한 가게로 피신한다. 한적한 언덕 위에 마치 그들을 기다려온 것처럼 고즈넉하게 서 있는..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알랭 드 보통(ahsang)

선정 이유 1. 저는 알랭 드 보통의 글을 좋아합니다.2. 무교인 제게 '종교'라는 것은 언제나 신비하게 느껴지는 영역입니다.3. 몇 년 전 이 책을 읽었을 때 저는 종교에 대해서뿐만 아니라 세속의 여러 부분들에 대해서까지 많은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4. 여러분들의 생각도 궁금합니다. 책 무신론자인 저자가 무신론자의 시각에서 종교의 가치와 미덕에 대하여 이야기합니다. 이 책에서 "신이 있는가 없는가"의 논쟁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세속 사회에서 종교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통해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입니다. 알랭 드 보통은 공동체 정신이 붕괴한 현대에서 "신은 죽었다"고 말한다. 신에게조차 의지할 수 없게 된 사회에서 소외되어 고립된..

설국/가와바타 야스나리

선정 이유 예전부터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었습니다. 우연히 서점에 들렀던 적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설국이란 책을 발견했습니다. 왜 그런 느낌이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책의 제목을 보자마자 참 익숙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설국’이라는 제목이 주는 시각적, 촉각적 분위기가 저에게 꽤 좋은 기분으로 다가왔습니다. 마침 분량도 알맞게 얇아서 기분이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책 부모님의 재산으로 무위도식하는 시마무라가 니가타 현에 있는 한 온천장을 방문하게 되고 그곳에서 게이샤 고마코와 그녀가 귀애하는 요코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川端康成/Kawabata Yasunari) 1899. 6. 11 일본 오사카~1972. 4. 16 일본의 소설가로 1968년 노벨 문학상을 받았으며 우수에 젖은 서..

진격의 대학교/오찬호(스푸)

선정이유원래 발제하려던 책은 이었습니다만, 어제 모임 때 ‘대학교’에 관해 여러 이야기를 자연스레 나누는 모습을 보고 로 책을 바꾸어야겠다는 결심이 섰습니다. 우리의 소속 및 신분이 대학생, 혹은 대학원생인 관계로 이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은 아주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 미리 기대합니다. 책사실 대학의 기업화는 이미 마무리된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은 아무도 대학을 학문 탐구와 지성의 요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렇게 말했다가는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으로 보이기 십상이다. 대학이 사회에서 차지하는 위상 자체가 예전과는 크게 달라졌다. 과거의 대학이 반독재 투쟁과 민주주의 수호, 시민 정신 구현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면 현재의 대학은 대규모 자본에 의해 움직이는 또하나의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