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Yenny

그 남자는 왜 이상해졌을까(오찬호)

Yenny_S2 2016. 11. 5. 21:13

어디서부터가 문제였을까. 그녀는 언제부터, 왜 이상해졌을까(사실 알고 싶지 않다).

같은 민족의 배신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보면 나당연합을 통한 백제의 몰락 등 같은 민족의 배신은 이미 예전부터 시작되었다. 젠장.

 

[1] 이 책을 읽고 느낀점을 적어주세요. (공감되는 점, 그렇지 못한 점, 작가에 대한 생각 이외에도 생각나는 것들을 자유롭게 적어주세요!)

 

  책을 읽고 전체적인 생각을 정리하여 말하고 느낀 점을 나눌 수 있는 1번과 같은 질문이 개인적으로 좋다. 읽는 내내 평소 느꼈지만 잘 인지하지 못했던 불합리함을 콕콕 집어주니 시원하면서 모순을 밝혀내 명쾌했지만, 한편으로는 안 그래도 살기 힘들다고 느껴온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이런 더럽고 치사한 세습과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고 인정하니 남은 생을 이 나라에서 보낼 생각에 짜증이 났다. 남자들이 말하는 군대부심, ‘개저씨를 비롯해 김 여사라 칭하며 운전 못하면 여자라 비하하는 문제, 아무 생각 없이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길빵’, 짧은 옷을 입은 여자가 잘못이라 말하는 성추행, 이모와 고모의 차이 등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생각해보니 악습과 같은 문화가 예전부터 자리 잡아 사회 속에 깊이 스며들었음을 실감했다. 그동안 페미니즘을 잘 모르고 큰 관심이 없었는데 책을 읽고 문제가 심각하다는 사실과 부당함을 느끼니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논리와 생각의 존재를 찾기 힘든 사람들에게 논리적으로 받아칠 수 있는 말들을 배운 것 같아 즐겁게 읽었다. , 책을 읽으면서 격한 공감이 든 부분이 많다. ‘누구는 그런 군더더기 문장을 집어넣어서 부스럼을 만들었느냐고 하지만, 군더더기에 이 붙었으니 그게 더 놀라운 일 아닌가.’ 라는 말과 자기 경험을 배신하는 일종의 유체이탈 화법’, ‘남자들은 군대를 증오하는 만큼 옹호한다.’는 말들에서 경험들이 어렴풋이 생각났고 굳이 찾지 않으려고 해도 너무나 많은 예시들이 불쾌한 감정과 함께 떠올랐다. 다만 작가의 생각이 솔직하고 짙게 들어간 부분에서는 다소 불편했다. ‘설현이라는 인물에 대해 가소롭다고 말을 하는 것도 과연 느낀 바를 표현할 자유인가, 또 자신의 생각이 터무니없이 짧았다며 성찰할 때도 본인은 대구에서 태어나서 자란 남자이기 때문에 몰랐다라고 말하는데 이건 작가만의 합리화라고 생각한다. 반성이 덜 됐다고 느낀 부분이자 책 앞부분에서(정확히는 41) 작가가 말하는 단편화된 사고의 전형이 아닌가 싶다. 이런 부분을 제외한다면 사회학적 입장에서 문제들을 여러 가지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어 좋았다.

  세계경제포럼의 세계 성 격차 보고서 2015’라는 자료에서 한국은 145개국 중 115위에 해당된다는 숫자를 보니 선진국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고 세계와 견주길 바랐던 그간 나의 생각이 부끄러웠다. 우리나라에서 여성에 대한 인권 존중 문제도 분명히 존재하지만 군대도 조직적 문제가 존재한다는 말을 덧붙였으면 좋겠다. 1부에서 다룬 군대는 이곳에 대한 자부심이 있는 남자들의 문제뿐만 아니라 조직적으로 군대라는 곳의 문제도 분명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직 고등학생인 동생을 군대에 보낼 생각을 하니 누나 입장으로써 많이 안쓰럽고 걱정이 든다. 군대도 학교랑 마찬가지로 작은 사회이자 집단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군대도 특수성이라는 명목 하에 감추고 회피하려고만 하지 말고 아이들의 인권이 지켜졌듯이 군인들도 인권의 영역에서 배재시키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이를 위해 마땅히 그리고 당당히 노력해야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4] 요즘 여혐, 여혐혐, 남혐과 같은 단어를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이런 혐오는 왜 발생하는 것이며, 이를 막기 위해선 어떤 게 필요할까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말도 참 잘 만들어 내고 참 잘 줄여서 듣도 보도 못한 새로운 단어들이 물밀 듯이 넘쳐 나온다. 말을 너무 줄이고 함축한 나머지 본연의 뜻을 해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단어의 뜻을 모를 때는 시대에 뒤처진 느낌과 함께 소외감의 공기가 형성된다.

  ‘이런 혐오는 차별에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나와는 다른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 이해하거나 배려하지 못하기 때문에 차이를 받아들일 수 없게 되고 나와는 반대되는 생각을 가졌거나 약자이거나 괜히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로 비논리적인 말을 내뱉으면서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고 조롱하며 깎아내린다. 어느새 나 자신도 모르게 끼고 있는 색안경으로 나와는 다르다는 이유 또는 별 시덥지 않은 이유, 어쩌면 아무 이유 없이 싫어하는 감정이 생겨 혐오라는 말을 대상과 접목시켜 분위기를 선동한다고 말하고 싶다. 이런 사람들은 개인에서 사회로까지 영향을 미쳐 특정 다수의 집단을 만들어내 혼란을 초래한다고 본다. 그렇다면 이런 혐오를 막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서로 다른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자는 뻔하지만 중요하면서도 당연한 이 말 외에 환경오염 또는 지구온난화를 줄이기 위해 실천하는 방법처럼 개인의 작은 생각부터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들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고 많아져서 세대가 바뀌고 사회가 바뀌고 세상이 바뀐다면 남녀차별 없고 물리적으로 약한 힘을 가진 여성들이 조금 더 존중받으면서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인식뿐만 아니라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과 더불어 정책도 발맞춰야한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지하철 임산부 좌석이 생긴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장애인, 임산부, 노약좌석이 따로 칸의 가장자리마다 배치되어있음에도 불구하고 배가 나오지 않은 임산부가 앉을 경우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은 물론이거니와 노인들과 언쟁하는 영상 또는 기사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또 임산부 전용 고리를 만들어 가방에 부착하는 제도가 있었지만 효과가 미비했고 좀 더 눈에 띠는 분홍색으로 좌석의 색을 입히고 그 위에 방석을 놓는 방법을 실시했다. 모든 일엔 양면이 있듯이 이것을 불편하게 느끼고 바라보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전에 이런 정책을 만들게 된 배경을 생각한다면 나와는 다름을 포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