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1. 당신은 이 책을 읽을 때 당신 마음의 결을 따라 읽었다고 생각합니까? 아니 마음의 결을 따라 읽는다는 게 뭔 소리야 싶다면 어떤 마음의 속도로 어떤 ‘마음’으로 이 책을 읽어나갔는지 적어주세요. 솔직해도 좋고 정직해도 좋습니다.
bokiree :
“일반언어가 가지고 있는 보편성을 없앤다.” 라는 말이 주는 첫인상은 ‘쉽고 간단함’ 이었다. 세상에 널려있는, 그 중에서도 감정을 표현하는 단어를 내 마음대로 그리고 내 마음 가는대로 표현하는 것만큼 쉬운 일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단어들의 의미를 그 사람이 규정한대로 이해하는 것이 진정 어려운 일 아닐까? 하는데 까지 생각이 미쳤다. 하지만 이 생각이 얼마나 건방진 생각인지 깨닫는 데는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 책은 적어도 나에게는 너무도 힘든 책이었다. 처음엔 단순히 작가의 생각이 이렇구나, 저렇구나를 지켜보는 정도였기 때문에 조금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작가가 가진 단어의 의미들이 마치 거울처럼 나를 비추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됐다. 그건 꽤나 부담스러워서 그 거울 앞에 서지 않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인 적도 있다. 왜 나는 그 거울 앞에 서기를 부담스러워 했을까.
최근 나는 나 자신에게 하고 있는 ‘일’이 있다. 그건 매순간 느껴지는 감정을 최대한 바라보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일이다. 그런 일을 하고 있는 나에게 이 책은 자꾸 자세히 들여다 보라고. 더 나아가서는, 나를 자꾸 거울 앞에 세웠다. 그렇게 나는 자의반타의반으로 거울 앞에 서는 일을 반복해야만 했다. 분명 거울 앞에 서있었지만 제대로 고개를 들지는 못했다. 대신, 이 책을 힘들이지 않고 지금보다는 편안하게 읽으려면 아직은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것 같다고 얘기하고 싶었다.
Q2. 지금 당신의 ‘감정’을 하나의 ‘형용사’로 표현해보세요. 형용사만 달면 됩니다. 하나, 더 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이 글을 다 쓰고 나서 다른 멤버의 글을 읽으세요. 그리고 그의 글에 댓글을 하나 이상 다세요. 왜 그런 감정을 갖고 있느냐 물어도 되고 , 나는 이런 기분일 때 이런 감정이라 했는데 비슷한 것이냐 물어도 되고.. 당신이 느낀 그 감정과 이 감정은 같다고 생각하느냐 물어도 되고... 자유입니다. 그 물음과 답변 속에서 여러분 서로가 서로의 거울에 비추어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되길 기대합니다.
bokiree : ‘낯설다’
Q.3 여기부터 여러분들. ‘나’의 언어로 이야기해야합니다. 위의 글을 읽고 떠오르는 말들을 적으세요. 분량제한을 조금만 할게요. 공백을 포함해 300자에서 600자 사이로 적어주세요.
bokiree :
나의 세계를 나의 언어로 이야기하는 것은 어찌보면 너무나도 당연한 얘기지만 현실을 사는 우리에게 다소 무모하거나 사회에서 요구하는 바와는 거리가 먼 것 같다는 생각도 함께 떠오르게 만든다. 예컨대 자기소개서에서 자기를 소개하는 말은 자기 안에서 나오는 말이라기보다는 서점에서 팔리는 교재의 일부이거나 나를 평가하는 사람들에게 보기 좋도록 수정되고 채택된 것들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것은 비단 현실적인 영역에서만 해당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 있어서도 자신의 언어로 자신의 신념을 말하는 것은 매우 조심스러운 일이 되어버렸다.
그렇지만, 아무리 현실이 그렇다고 해도 그 현실에 잠식되고 싶지 않은 마음. 이상한 반발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사회가 개인들에게 편안하고 당연하게 각자의 생각을 허용해 준다면 좋겠지만 그것이 가능하지 않다면, 나는 개인의 영역에서 꾸준히 그리고 끝까지 내 마음이 정하는 감정의 단어들을 지켜볼 것이다. 비록 그 단어들의 뜻을 내 뜻이 아닌 다른 사람의 뜻으로 말할 수 밖에 없는 거짓의 순간에서도.
Q4. 우리는 <마음사전>을 읽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당신이 느끼는 ‘감정’에 대해서도 말했습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김소연 시인이 했듯 내 입에서 나온 마음 관련 낱말 하나하나에 밑줄을 긋고, 주석을 달며 말해봅시다. 좀 어려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책의 마지막 ‘틈’ 페이지에 나온 여러 마음 관련 낱말 중 하나여도 좋고, ‘나’의 마음에서 오롯이 건져 올린 낱말이어도 좋습니다. 최소 다섯 개의 낱말에 밑줄을 긋고 주석을 달아주세요.
bokiree :
(1) 설렘 : 사랑을 가능하게 만드는 가장 강한 힘. 그러나 사랑은 아닌 것
(2) 공감 : 매번 진실할 수는 없는, 때로는 외면보다 더 많은 힘이 드는 것
(3) 애틋함 : 화수분, 무한한 것, 웃고 있는데 눈물이 나는 것
(4) 처음 말해지는 ‘사랑해’ : 그 이후 모든 ‘사랑해’를 편안하게 만들어 주는 것
(5) 권태 : 어쩌면 가장 큰 착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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