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bokgil

판결을 다시 생각한다/김영란(bokiree)

복길 2016. 2. 13. 15:22

[1] Think

1~3번을 토대로 자신의 견해를 밝힌 글을 써주세요. 또는 판결을 보고 생각이 바뀐 부분이 있다면 함께 적어주셔도 좋습니다.

1. 학생에게 종교의 자유는 어디까지 인정되어야 하는가

      2. 선교를 목적으로 세운 학교에서 학생에게 종교교육을 할 수 있는 자유는 어디까지 보장되어야 하는가

3. 이 두 가지 자유가 부딪칠 때는 그 충돌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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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제에 있어서 법을 집행하는 사람이 아닌, 그저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고 가져본 적도 없는 한 개인의 선택은 그리 복잡할 필요가 없다. 더군다나 종교의 자유 안에는 소극적 종교의 자유 즉, 종교를 가지지 않을 자유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문제는 더 이상 생각할 거리가 되지 못한다. 하지만 종교를 가지지 않을 권리만큼 선교를 위한 종교교육을 할 권리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이야기는 달라진다.

 

사실 이미 대법원까지 진행된 소송에 대해 내가 가질 수 있는 생각은 많지 않았다. 더군다나 대법원은 내가 가지고 있었던 생각대로 또 원했던 대로 판결해 주었기 때문에 나로서는 판결에 대해 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다. 다만 내가 이 이야기에 흥미를 가지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K군의 태도에 있다. 어쩌면 K군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불만을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참아낼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저 부모님께 혹은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에게 불평과 불만을 늘어놓으며 그들만의 뒷담화로 넘어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K군은 개인이 왜 이러한 불만을 가져야 하는가? 라는 질문 속에서 자신이 마땅히 누려야할 권리라는, 한 단계 높은 영역의 단어를 이끌어 내는데 성공했다. 물론 사춘기를 겪는 중·고등학생들에게 있어서 권리, 기본권 등과 같은 것들은 부모님을 포함한 주변 어른들의 생각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은, 그 나이 또래 아이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단어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군이 흥미로운 이유는 권리를 입으로 외치는데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 옮긴 그 실천에 있다.

 

종교의 자유 중에서도 소극적 자유에 속하는 종교를 가지지 않을 자유를 보장받기 위해서 K군은 적극적인 태도를 취했다. 문제를 사적인 영역에서 점차 공적인 영역으로 확대시켜 나갔던 것이다. 선생님에게 고충을 털어놓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서 1인 시위를 하고 더 나아가 학교와 소송을 진행하기에 이른다. 그 나이대의 학생들이 하기 힘든 용감하고 다소 무모한(?) 행동을 실천에 옮겼다. 하지만 그것은 분명 사회의 일원으로서 살아가는 한 개인이, 사회가 보장하고 있는 방법을 통해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아주 정당한 방법이었다. 이것은 K군 한사람의 권리만을 대변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개인의 문제를 사회의 문제로 공론화 시키는 순간 K군과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사람들, 혹은 앞으로 같은 문제에 봉착하게 될 사람들의 권리도 세상의 주목을 받게 된다.

 

우선순위를 매길 수 없는 종교의 자유에 대한 문제는 단순히 양측이 보장받길 원하는 기본권들의 대립을 넘어서, 이러한 문제를 야기시키는데 영향을 준 강제배정제도라는 사회시스템에 대한 고찰로까지 이어졌다. 이렇듯 한 개인이 자신의 이익 혹은 권리를 위해 취하는 적극적 태도를 그저 이익에 눈먼 사람의 행동이라고 치부해 버리기에는 이것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질문의 힘이 너무나 강하다. K군이 학교와 벌인 소송은 어쩌면 승패를 떠나, 우리 사회가 가진 수많은 모습들 중 한 부분을 비췄던 거울의 역할을 했다는 것이 이 사건에 대한 나의 생각이다.

 

 

 

[2] Connect

인권에 대한 본인의 생각과 자신에게 중요한 기본권은 무엇인지 써주세요

 

분명 헌법은 인간의 권리인 인권을 정의하고 있지만 어쩌면 인권이라는 것의 범위는 시간이 지날수록 그리고 시대가 변할수록 그 의미도 함께 달라지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한다. 지금보다 더 많은 정보가 인간에게 쏟아지고 과거에는 없었던 존재들이 인간의 지위에 도전하는 상황이 늘어남에 따라 인권을 위협받는 경우는 더 잦아질 것이고 그때마다 사람들은 인간이 보장받아야할 새로운 인권을 만들어내고 찾아내지 않으면 안 될 테니까. 하지만 그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는 않을 것이다. 모든 사람의 권리를 대변할 수 있는 공통의 권리를 찾는 것은 곧 모든 사람들이 합의할 수 있고 납득할 수 있는 내용이어야 한다는 얘기와도 같기 때문이다.

 

오늘날을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보장된 인간의 기본권 중에 내가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기본권은 단연 자유권이다. 자유권이야말로 다른 모든 권리들을 가능하게 하는 기본 전제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충분히 자유로워졌다고 할 수 있는 현대의 시민에게 여전히 자유권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과거의 자유는 전체로부터 개인을 지키고 인정받기 위한 자유, 개인의 권리를 찾기 위한 자유였다면 내가 생각하는 요즘의 자유는 조금 더 내면적인 문제로 바뀌었다. 현대인들은 스스로를 구속하고 속박할 수밖에 없는 수많은 상황에 마주하게 된다. 직장에서, 학교에서, 심지어 가정 안에서 까지도. 하지만 이러한 구속과 속박의 상황은 개인이 스스로 부여했다기보다는 개인이 그러한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든 사회시스템과 분위기에 있을 가능성이 있다. 때문에 개인의 자유에 족쇄를 채우는 사회에 대해 개인은 자신이, 자유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의 주인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3] conclusion

소극적 자유와 적극적 자유를 포함하여 자신은 무엇으로부터 자유를 원하는지 써주세요.

 

 

나는 강박관념에 대한 자유를 원한다. 어쩌면 이 세계는 아주 다양한 강박들로 가득 차 있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미술관에 가서 미술작품을 보면서 마치 내가 평론가라도 되는 양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려 하고, 그럴 듯하게 해석해 보려고 애써야 할 것만 같은 강박. 비전문가임에도 불구하고 전문가인 듯 애쓰지 않는 것을 오히려 이상하게 보는. 직업을 구하더라도 남의 시선을 의식해야만 하는, 어떨 때는 남의 시선이 곧 나의 시선이 돼버리고 그것을 달성했을 때 심지어는 만족감까지 느끼는.

 

물론 나는 병적으로 이러한 강박 속에서 살고 있진 않다. 하지만 이러한 영향력 아래에서 자유롭다고 말하기도 힘들다. 그저 적절히 타협하면서 살고 있을 뿐이다. 이것을 단순히 자신 내면의 문제로 봐야하는지, 외부가 가지는 공기나 분위기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다. 확실한건 이러한 강박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질 수 있다면 지금보다는 분명 행복할 수 있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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