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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론자를 위한 종교 / 째깍째깍

알 수 없는 사용자 2016. 5. 6. 16:43

[1] 여러분에게 있어 "종교"란 무엇입니까? 이 책을 읽기 전에 '종교란 무엇인가'에 대하여 가졌던 생각이, 아마도 이 책을 읽은 후에 달라지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어쩌면 생각이 변함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변한 것도 좋고, 변하지 않은 것도 좋습니다. 변했다면 어떻게 변했는지, 또는 변하지 않았다면 변하지 않은 것 그대로, 함께 이야기해봅시다. 

  

저에게 있어서 종교는 의구심을 가지게 하며 실체가 없는 것입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다닐 때, 천주교를 믿으시는 부모님의 영향으로 성당을 꾸준히 6~7년 정도 다녔습니다. 세례와 세례명(가브리엘 - 제가 쓰면서도 머쓱하네요..)도 받았습니다. 물론 제 의지 때문에 나간 건 아니었습니다. 초창기 초등학교 때는 천주교의 여러 가지 의식들에 위축되었습니다. 장대하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의식들이 무슨 의미가 있으며, 왜 해야 하는지는 꾸준히 의문점으로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성경을 공부하면서 '예루살렘'을 유난히 많이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어려서부터 지도 보기를 좋아하던 저는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의 수도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중학생이 되면서부터 종교에 대한 제 의문점은 더욱 커졌습니다. 2000년 전 신의 아들이라고 불리는 사람이 사람들을 구원하기 위해 중동지방에 나타났다는 점을 믿을 수 없었습니다. 만약 이러한 이야기가 사실(물론 아직 과학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이더라도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나에게,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무슨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무슨 상관이 있는지 의문점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천주교에선 하느님의 몸이라면서 빵을 나눠줍니다. 하지만 2000년 전, 우리나라에는 빵이라는 음식이 없었습니다) 이때부터 종교와 신이라는 존재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아무런 종교를 믿지 않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불교에는 애틋한 감정이 있습니다. 불교를, 석가모니를 믿는 것은 아니지만, 불교에 기반이 되는 생각들이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윤회 사상, 연꽃, 사천왕 같은 소재들은 저에게 좋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주제들이라서 부담감이 적었던 것 같습니다.

중학생 때, 처음 종교에 의구심을 가졌고 고등학생 때, 신은 없다고 생각했고 종교는 필요 없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대학생이 되어 그 생각은 조금 바뀌었습니다. 종교와 기도는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종교는 인류를 발전시켜온 중요한 원동력이기 때문입니다. 기도는 신에게 비는 것이 아니라 불교의 명상과 같이 마음을 다스리는데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생각은 지금도 유효합니다. 신의 존재는 잘 모르겠습니다. 신이 있는지 없는지는 저에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있으나 없으나 저에게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 같기에 이러한 생각은 잘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2] 이 책은 종교가 가진 여러가지 미덕과 제도를 담고있습니다. 이번에는 그것들에 대하여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아래에 두 개의 질문을 제시했습니다. [2-1]은 우리 모두가 답해야하고, [2-2]는 해당되는 분들만 답해주시면 됩니다.


 [2-1] "가장 마음에 남는" 미덕과 제도는 무엇입니까? 또, "가장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든" 미덕과 제도는 무엇입니까? 그리고 그것들이 왜 본인의 마음에 남았고,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들었습니까?


가장 마음에 남는 미덕과 제도는 '미술'입니다. 미술 중에서도 교회에 관련된 부분이었습니다.

저는 절에 가는 것을 좋아합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절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절은 대부분 산속에 있습니다. 그 때문에 절에 가기 위해선 산을 올라야 하며, 좋은 공기를 접할 수 있습니다. 절 입구에서 사천왕 들이 저를 맞아줍니다. 이들은 무섭게 생겨서 두렵기도 하지만 알고 보면 귀엽습니다. 절은 좋은 분위기와 기운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절에 가면 치유 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성당이나 교회에 가도 그 웅장함에 엄숙함과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매일 도시에서 틀에 박힌 삶을 살아가는 저에게 이런 기분전환은 삶에 좋은 기폭제가 됩니다. 평소 제 생각과 비슷한 부분이 나오니 많은 공감이 되었고, 잘 읽혔습니다. 그리고 왜 나만 그런 것이 아니고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이유를 알게 될 수 있어서 좋았고, 개인적으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2-2] 책에 소개된 미덕과 제도 중 본인을 불편하게 만든 것이 있습니까? 혹은, 본인의 생각 및 가치관과 다른 부분이 있습니까? 만약 있다면 그에 대해 적어주세요. 한 부분이 아니라 여러 부분들이라면, 모두 적어주시면 좋겠습니다!  

      

'교육'에 관한 부분은 읽기 좀 힘들었습니다. (제가 읽어본 알랭 드 보통의 책 대부분은 그랬습니다.. ㅜㅜ 제 지식이 부족해서 이겠죠..) 처음 부분에 존 스튜어트 밀이 하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대학의 목적은 유능한 변호사나 의사나 기술자를 배출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능력 있고 교양 있는 '인간'을 만드는 것이다." 이 말에 어느정도 공감합니다. 제가 잘못 이해한 것일수도 있지만, 이 부분에서 작가는 현실에서 대학은 잘못된 가르침을 전해주고 있고, 영혼을 채워줄 수 있는 기독교적 교육이 대학에도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이런 주장은 기독교가 와닿지 않는 저에게 와닿지 않는 이야기였습니다. 물론 작가가 책 처음에 기독교적이야기가 많이 섞여 있다고 했지만, 불편했습니다. 또한 대학의 전공을 등한시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고등학교와 다르게 대학은 한가지 학문을 자세히 배울 수 있는 곳인데, 작가는 인생을 살아가는법, 영혼을 채우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이 세상에 필요한 의사, 변호사, 기술자는 어디서 실습을 하며, 기술을 배울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가의 주장이 완전히 틀리다는 것은 아닙니다. 이런 교육은 대학에서 분명히 필요합니다. 하지만 전공을 뒤흔들 정도는 아니고 교양과목 수준에서 학생들에게 제공되었으면 좋겠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제가 부족해서 작가의 말을 잘못이해한건 아닌지 두렵습니다..)


[3] 저자는 주장합니다. "현대인이 겪는 여러 가지 문제는 기존 종교가 제시해온 해결책에 의해서 성공적인 대처가 가능하다. ... 종교는 매우 유용하고, 효과적이고, 지적이기 때문에 신앙인들만의 전유물로 남겨두기에는 너무 귀중한 것이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정말로 종교가 제시해온 해결책이 우리로하여금 성공적인 대처를 하도록 도울 수 있을까요? 아니면, 그저 신앙인들의 전유물로 남겨두는 것이 더 나을까요? '종교 이런게 다 무슨 소용이람?'이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저는 현대인이 겪는 여러 가지 문제를 기존 종교가 제시해온 해결책에 의해서 성공적인 대처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전 이런 방법으로 제가 겪는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생각도 없습니다. 우선 종교가 제시해온 해결책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면 종교의 생각을 믿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독교의 예를 들면 인간은 나약하기 때문에..로 시작하는 전제를 믿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저는 한 번도 저렇게 생각한 적이 없으므로 성모마리아 상을 보면서 어머니를 떠올리지도 못하고, 하느님이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는 그림이나 상을 봐도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 라는 위안을 얻지 못합니다.

다만 명상하는 것은 저에게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마음이 평온해지고,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을 줍니다. 잠시나마 근심·걱정 없이 평화로운 마음가짐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종교가 제시해주는 해결책은 공식처럼 모든 사람에게 먹히지 않는 것 같습니다. 상황에 맞게, 취향에 맞게 여러 종교의 해결책을 본인이 잘 판단하고, 선택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사용하는 게 좋지 않은가 하고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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