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153 삶을 조금이라도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자기 삶을 살아본적 있는 사람이라면 타인의 행복을 방해할 리 없지 않을까?
P.55 이 책이 서가에서 영영 길을 잃기를 바라면서. 나에게로 향하는 어떤 힘의 작용이 제 방향을 놓치길 바라면서.
(마음에 와닿아 메모장에 적어 두었던 구절)
출근 길, 지하철을 타자마자 책을 꺼내는 습관을 완벽하게 갖게 해준 책이었다.
모든 주인공들이 여성이라는 점이 좋았고 2020년 젊은 작가상 수상 작품집도 읽고 싶어졌다.
여성, 퀴어, 엄마로 나오는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재미있어 책을 덮기 아쉬웠다.
1-1. 7편의 수록작 중 나만의 대상은 어떤 작품인가요? 대상으로 뽑은 이유도 궁금해요.
제목부터 인상 깊었던 박서련의 [당신 엄마가 당신보다 잘하는 게임]을 인상깊게 읽었다. 처음 제목을 보았을 때는 엄마한테 괜히 심술 부렸던 지난 날들이 생각나 뜨끔했는데 주인공 '엄마'의 심리를 진솔하며 세세하게 표현한 것이 재미있어 몰입도 높게 읽었다. 소설 주인공이 '엄마'인 것부터 색달라 흥미가 갔다. 또, 책 속에서 여성 혐오와 폭력을 단호하게 표현했는데 이것이 동시대를 살고 있는 남자 성을 가진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시하고 싶은 시선을 정확하면서 담담하게 보여준 것이라 생각했다.
1-2. 반대로 별로였던 작품도 있다면 기탄없이 이야기해봐요.
사실 대상을 받은 작품은 무엇 때문에 대상을 받은 것일까? 궁금증이 생긴다. 20대 사랑과 연애에 대해 잘 모르던 시절의 기억을 회상하며 그 나이대에 하는 연애와 우정, 사랑에 대한 이야기는 결론이 잘 생각나지 않는 그정도였다.
아쉬웠던 작품들 중, 서이제의 [0%를 향하여]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교차되며 진행되는데 책을 읽는데 오히려 방해가 되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일까를 생각하며 읽었다. 결국 대중이 원하는 것을 따르기 보단, 소수가 소신을 갖고 사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한정현의 [우리의 소원은 과학 소년]은 인물들의 이야기 교차와 2개의 이야기가 담겨있어 책을 순탄하게 읽지 못했다. 갑자기 바뀌는 이야기로 이야기 2개가 동시에 진행되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전생의 이야기를 해준 것이라고 끝나는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잘 모르는 채 끝났다.
1-3. 1-1과 1-2에서 언급되지 않은 작품들에 대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자유롭게 꺼내주세요. 혹은 이 수상작품집 전반에 대한 생각도 좋아요.
기존과 다른 주인공 설정이 마음에 들었다. 우빛속 보다 더 세상의 약자, 여자, 퀴어, 장애를 가진 주인공들을 대상으로 했다는 느낌이 강했다. 김지연의 [사랑하는 일]은 퀴어가 현실에서 충분히 겪을 수 있는 이야기를 솔직하게 표현해서 인상깊었는데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당당하게 하는 주인공이 나와 달라 더 기억에 남는다.
2. 젠더가 강조된 작품도 있고 그렇지 않은 작품도 있지만, 어찌 됐든 모든 작품의 주인공은 여성입니다. (세 번째 수북에서 읽은 책들도 모두 여성이 주인공이었네요.) "우리 소설이 여성의 서사를 발굴하고 재현하는 속도는 실로 놀라운 데가 있다. 젊은작가상 수상작들이 그 흐름을 앞당기는 데 일조를 하고 있다는 생각도 없지 않다."(신수정의 심사평 중) 이처럼 여성의 서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예컨대 수상작품집에 여성의 서사만 실려 있는 이런 조류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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