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사전」,김소연,마음산책
새해, 저는 <마음사전>을 읽고 이 책을 발제하는 글을 썼습니다. 발제문을 쓴 다음 날 마음의 병이 있는 사람에게 저도 모르게 상처를 주었고 그 다음날 저는 남쪽 섬 제주도로 훌쩍 떠나버렸습니다. 여행에 가 있는 동안에도 통 잠에 들기 힘들었습니다. 원래도 나의 ‘마음’의 문제에 휩싸여 잠에 들지 못하고 있던 터에 다른 사람의 ‘마음’의 문제까지 겹쳐져 더욱 힘들었지요. 그래서 몸을 혹사시켰습니다. 걷고 또 걷고 무릎이 아파 절뚝거릴 때까지 걸었습니다. 그렇게 몸을 아프게 하니 잠은 겨우 잘 수 있더라고요. 악몽은 피할 수 없었지만 말입니다. 그러다 사람의 마음이 하는 일 중, 가장 고약한 일인 ‘마음이 마음을 사랑하는 것’에 관한 책을 여행 중 우연히 읽었습니다. 나의 마음을 돌보는 일이 얼마나 힘들고도 소중한 일인가 생각했습니다. 그것으로부터 남을 사랑하는 마음을 만들어 낸다는 것은 또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오늘 함께 ‘마음’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의 거울에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보고 또 스스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는 시간을 갖게 될 것입니다. 어쩌면 너무나 감성적이고 기분이 말랑말랑해져서 몸이 녹아버릴 지도 모르고, 한없이 부끄러워져서 이 공간을 박차고 나가고 싶을지도 모릅니다. 뭐 이런저런 아무런 감정이 들지 않고 그저 두 시간이 흘러갈 수도 있겠죠. 아무래도 좋습니다. 우리는 두 시간, 이 공간에서 한 책으로 만나 이야기를 나눌 것이고 그 주제가 사람의 ‘마음’, 다른 사람도 아닌, 나와 우리에 관한 이야기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을 테니까요. 그것만으로 저에게 이 시간은 의미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2] 내려놓기
슬픈
[3] 나의 언어로 이야기하기
스푸의 마음사전
-기대 : 오지 않을 줄 뻔히 알면서도 기다리는 것. 생각하고 또 상상하는 것. 식욕보다 더 참기 힘든 욕구. 어느 것으로도 해소되지 않는 것. 그 대상이 내 손 내 품에 들어오기 전까지 결코 사라지지 않는 것.
-마음이 불편하다 : 내 것이 아닌 것을 갖게 되었을 때 느끼는 감정. 혹은 완전히 내 것이라 생각한 것이 내 것이 아니라는 걸 알았을 때 느끼게 되는 것.
-걱정 : 나로부터 기인한 문제라면 떨쳐낼 수 없고 하면 할수록 파고드는 감정이지만, 다른 사람으로부터 라면, 하면 할수록 공허해지기만 하는 어쩌면 불필요한 감정.
-순수하다 : 내가 지키지 않으면 안 되는 무엇인가가 있어서, 그 기준이 있어서 그것을 벗어나는 다른 행위는 절대 하지 않는 것. 융통성이 없거나 유들유들하다는 말과는 전혀 다른 것. 어쩌면 가장 순수한 사람은 가장 고지식하고 답답한 사람일 수도.
-눈물 : 나는 너를 공감하고 있음을 표현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 ‘나’와 ‘너’는 다른 사람일 수도 같은 사람일 수도 있지만 확실한 것 하나는 서로가 서로에게 공감하고 있다는 그 사실이 분명할 때 눈물을 흘린다는 것이다.